대산청소년문학상

사업결과

2016년
수상자
수상자
상명 부문 중/고 성명 부상
금상 고등부 김희성(경기 안양예고 3) 장학금 150만원
중등부 정서은(광주 풍암중 3)
소설 고등부 임동민(경기 안양예고 3)
정지민(광주 광주동신여고 3)
중등부 최현서(경기 하안중 3)
은상 고등부 최맑은샘(대전 우송고 2) 장학금 70만원
권명규(경기 안양예고 3)
박수현(경기 안양예고 3)
정해준(광주 서강고 3)
중등부 강지민(충북 원봉중 2)
소설 고등부 최 건(서울 한성고 2)
김하윤(경기 고양예고 3)
이영우(경기 단원고 3)
중등부 권성주(전북 동원중 3)
동상 고등부 이현주(충북 청주중앙여고 2) 장학금 50만원
장연지(경기 안양예고 2)
김원희(충남 대천고 3)
윤지영(경남 해성고 3)
이정화(경기 저동고 3)
정유선(경기 과천여고 3)
중등부 신예지(서울 목일중 2)
유현진(대구 송현여중 3)
소설 고등부 김진숙(서울 구암고 2)
박가현(경기 고양예고 2)
강민지(경기 정발고 3)
박예림(경기저동고 3)
안소랑(경기 고양예고 3)
이창혁(경기 안양예고 3)
조유정(경기 용인흥덕고 3)
지석환(전북 호남고 3)
중등부 김선아(서울 장위중 2)

심사위원
- 시 : 이성미(시인), 이영광(시인, 고려대 미디어문창과 교수), 장옥관(시인, 계명대 문창과 교수)
- 소설 : 김종광(소설가), 김태용(소설가, 서울예대 문창과 교수), 손보미(소설가), 함정임(소설가, 동아대 문창과 교수)
심사평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예공모의 시 부문은 생활 서정을 기본으로 한다. 일상 또는 삶의 여러 체험들에서 생겨난 감흥을 시의 형식을 빌려 의미 있게 재구성한 글을 요청한다는 뜻이다. 이번 대산청소년문학상 응모작들이나 백일장 시편들은 대체로 이러한 테두리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작품들은 청소년의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의 언어적 세련을 보이고 있었다. 선자들은 이에 대해 놀라기도 했지만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내용을 마련하기 전에 그릇을 치장하기 바쁜 선행 학습의 그늘이 느껴져서였다. 기성시의 조급한 흉내 내기는 창작주체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잠재력의 성장판을 닫아버릴 위험이 있다.

이번 문학캠프 시 부문의 제는, 중등부는 'O', 고등부는 '( )' 였다. 제재에 대한 상투적인 접근을 미리 제한해보자는 생각에서 마련된 것이었다. 두 시제 모두 하나의 기호 또는 도형이다. 이들 역시 언어이므로 의미를 담고 있는데, 기호에 담긴 잠재적 의미들을 숙고하고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자기만의 사유와 상상을 펼쳐보라는 의도를 지닌 것이었다. 하지만 기호의 상징성을 자신의 일상과 삶의 여러 국면에 연결 짓기가 까다로웠던 것일까. 다수의 작품들이 시제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변용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여러 편의 가작을 만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중등부의 동상을 받은 유현진의 시는 'O'를 '영'으로 보았는데, "나는 영으로 된 인간인가"와 같은 진지한 문장이 마음을 끌었지만, 숫자 영이 왜 괴로움이 되는가를 더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신예지의 시는 중학생다운 솔직함이 장점이었는데, 마지막 연이 감동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동그라미'에 대한 진술이 설명적이고 추상적이었다. 은상을 받은 강기민은 생각에 숙성한 데가 있었으나, '명왕성'의 형상화가 다소 헐거웠다. 막연한 상념은 청소년기의 특징이라 할 수 있으나 언어의 명징성은 시의 기본이란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금상을 받은 정서은의 시에도 비슷한 문제는 있다. 「바이 바이 네버랜드」는 이미지의 전개가 활달하지만, 1연("구")과 2연("삼각형")의 연결에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하지만 둥긂을 노래와 시로 연결한 것, 꿈의 실패를 아프게 그린 점은 매력적이다. 특히, 결구의 빼어남이 선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등부 은상을 받은 정해준의 시는 괄호를 공백으로 파악하여 흥미로웠지만, 은유에 기댄 시의 전개에 얼마간 허술한 점이 보였다. 사념이 승하니 이미지를 활용해봤으면 좋겠다. 마지막 행은 훌륭하다. 최맑은샘은 공중에 뜬 듯한 말의 퍼레이드를 보여주지만, 이 말들을 기율하는 중심이 불분명해 보인다. 좀 가라앉혔으면 좋겠다. 박수현의 시는 경어 투의 어조를 잘 살렸다. 비유를 활용하는 것은 좋으나, 기지와 언어유희에 기대는 건 장점일 수도 있고 약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권명규는 이미 시에 익숙한 면모를 지니고 있으나, 주어진 문제에 대한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괄호라는 기호를 사물로 변형하는 과정에 다소의 혼란이 감지된다. 금상을 받은 김희성의 「마스크 방정식」은 은유를 잘 살린 작품이다. 괄호를 의문으로 여기는 가운데, 그 의문의 내용을 자기 내면의 여러 사연들로 확장시키고 있다. 매우 조숙하다.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나날이 각박해져가고 있다. 모질게 경쟁해도 생존을 도모하기 어려운 시절에,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시라는 '바보의 놀이'에 애정을 지녔다는 사실이 선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생존의 어려움은 생존 경쟁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 그것은 필히 생존 경쟁 자체의 반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시는 이 반성 행위를 제 본래의 소임으로 지니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이제 시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고, 어떤 학생들은 벌써 후진이 어려울 정도로 깊이 시의 숲에 들어선 것 같다. 어느 경우이든, 저마다 시의 숲을 헤매며, 쓸모없음 속에 무슨 쓸모가 있는지 골똘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살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