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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세계문학총서>100권 출간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0.12.27|조회 : 20466




<대산세계문학총서>

 

문학의 깊이, 사유의 깊이, 인간의 깊이

세계문학, 그 찬란한 향연
 

2001년 제1권 『트리스트럼 샌디』를 시작으로 문학과지성사와 대산문화재단이 의욕적으로 기획·출간해온 대산세계문학총서가 이번에 제99권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 제100권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를 출간함으로써 2010년 12월 현재, 81종 100권에 이르게 되었다.
 

대산세계문학총서 100권 발간과 관련한 온라인 행사가 아래와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http://kyobobook.co.kr/prom/2010/pube/12/101215_daesan.jsp?mallGb=KOR&orderClick=WGH

 
지난 10년 동안 우수한 외국문학을 올바로 이해, 수용하여 한국문학의 토양을 풍요롭게 하고 세계문학과 한국문학과의 교류의 장을 넓힌다는 대의 아래 국내 초역, 해당 언어 직접 번역, 분량에 상관없이 완역을 기본 원칙으로 발간해온 대산세계문학총서는 다양한 분야 · 지역 ․ 언어권의 깊이 있는 세계문학을 한 권, 한 권 공들여 우리말로 번역해 성실히 펴냄으로써, 이 땅의 독자들에게 폭넓은 문학체험을 선사하고, 척박했던 번역 출판물의 토대 또한 질적 · 양적으로 튼실하게 발전시켜왔다.

국내에 출간된 기존의 ‘세계문학전집’들은 세계문학사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학문적 반성 없이 유럽어권과 영미권의 몇몇 고전적 작품들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왔다. 이와 같은 중복 출판의 관행은 세계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고 문학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문학 작품의 번역본을 여러 버전으로 읽는 것은 변화하는 한국어에 발맞추어 현대 독자들의 요구에 응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 독자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이미 읽은 작품의 다시 읽기가 아닌, ‘세계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아직 접하지 못한 작품들과의 새로운 만남일 것이다. 이에 ‘대산세계문학총서’는 각 언어권별로 국내 최고의 권위자가 문학적 가치와 번역 필요성을 기준으로 반드시 소개되어야 할 작품들을 심사숙고하여, 영미권은 물론이고 동유럽, 아랍,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가치 있는 고전 및 현대 작품들을 변화하는 한국어에 맞게 번역 출간, 한국의 ‘세계문학전집’ 목록에 새 숨결을 불어넣어왔다.

  
세계문학의 진정한 걸작이 몰려온다

-읽고 싶었던, 읽어야 할, 그러나 읽을 수 없었던 작품들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대산세계문학총서(이하 대산총서)는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1년 6월 5일, 18세기 영국의 전위소설인 『트리스트럼 샌디』, 스페인어로 쓴 첫 멕시코 소설 『페리키요 사르니엔토』 등 7권을 1차분으로 발간하며 시작되었다.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999년부터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실시하여 매년 10~20작품의 지원 대상을 선정, 원고 분량에 따라 4백~9백만 원의 지원금을 번역자들에게 지급하였고, 번역이 끝난 작품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발간하여 독자들에게 보급해왔다. 현재 81종 100권이 발간되었다

 
대산총서는 유명 작품들이 무분별하게 중간되거나 상업주의적인 작품만 출간되는 현실에서 숨겨진 명작을 발굴한다는 취지 아래 기획된 시리즈다. 문학적 가치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이 없어서, 또는 난해하다는 이유로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해당 언어 전공자의 수준 높은 번역으로 출간하는 것을 원칙으로, 아예 몰랐거나 명성은 들어 알았지만 작품은 접할 수 없었던 숨은 걸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18세기에서 20세기로 뛰어든 현대 소설의 대부’라는 찬사를 받으며 제임스 조이스를 비롯해 토마스 만, 니체, 밀란 쿤데라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 로렌스 스턴. 그의 소설이 위대하게 평가받는 것은 “자기 방식대로 자기 이야기를 하라”는 그의 말처럼, 당대의 삶과 문학을 지배하고 있던 형식적인 규율과 도덕적인 굴레로부터 완전히 탈피하여 문학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근대소설의 효시이자 탁월한 고전이면서도 그 파격적인 실험성과 혁신적 기법으로 국내 번역 출간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이 작품이 대산총서의 첫번째 책이 된 것은 이 총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에라스무스가 극찬한 서양 풍자문학의 백미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일독을 권한 『안톤 라이저』, 『전등신화』와 『금오신화』에 비견되는 일본 설화문학의 진수 『우게쓰 이야기』, 비운의 거장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 영국 중세 문학의 백미 『가윈 경과 녹색기사』 등 읽고 싶었으나 읽을 수 없었던 숨은 명작도 대산총서에서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숨은 명작의 발굴이 고전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납치혼과 명예살인 등 터키의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야샤르 케말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동독의 혼란을 그린 잉고 슐체의 『새로운 인생』, '시단의 모차르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선집 『끝과 시작』과 일본의 '우주적 아나키스트' 다니카와 슌타로 시선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 질곡의 유고슬라비아 현대사를 그린 이보 안드리치의 『드리나 강의 다리』와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 인간 실존의 본질적인 고뇌를 다룬 루이지 피란델로의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등 현대 작품과의 조화도 지향하며 문화적, 문학적 시야를 넓혀줄 작품을 출간해왔다. 

 

문학적 시야를 깊게, 그리고 넓게

-21개국, 16개 언어로 만나는 진정한 '세계'문학

 

"세계문학의 수용은 …… 세계 전체를 통찰하는 눈으로 진정한 '문화적 이종 교배'의 토양을 가꾸는 작업"이라는 기획의도에 따라 대산총서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전문 번역 인력 부족과 상업성에 얽매이는 출판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세계문학의 폭은 매우 좁았다.

대산총서는 현재 21개국의 16개 언어로 쓰여진 문학작품 100권이 출간되었다. 시기적으로 4세기 중국 문학 『도연명 전집』(도연명 지음), 9세기 아랍 수전노들의 일화를 담은 고전 『수전노』(알 자히드 지음)에서부터 최근의 문학 작품까지 출간되었으며, 지리적으로는 영미 또는 서유럽은 물론, 중남미 최초의 소설인 멕시코 소설 『페리키요 사르니엔토』(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데 리사르디 지음) 등의 중남미 문학, 몽골의 구비문학 연구가 데. 체렌소드놈이 정리해 엮은 『몽골의 설화』등의 아시아 문학,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불가리아 문학인『발칸의 전설』(요르단 욥코프 지음) 등 동유럽 문학을 망라하여 영미 또는 유럽 문학권에 집중된 번역 행태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지역과 국가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번역하여 시대와 지역을 가로지르는, 말 그대로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구성되고 있다.

 

대산총서는 국내에 이미 좋은 번역으로 출간되어 있는 작품은 배제하여 80%(총 81종 중 64종) 가까이가 국내 초역이다. 또한 상업성보다는 작품성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다른 세계문학전집과 달리 소설, 시 등 문학의 주류 장르뿐 아니라 그동안 잘 번역되지 않았던 희곡, 산문, 우화, 설화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대산세계문학총서’를 명실상부한 세계 ‘문학’ 시리즈로 자리 잡게 했다. 현재 100권 가운데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등 모두 16권의 시집이 포함돼 좋은 반응을 얻었고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돈 카를로스』 등 희곡 6권, 당대 문장가 한유의 산문집 『한유문집』 등 산문 2종 및 우화와 설화도 포함됐다.

 

대산총서는 공모를 통해 전공 번역자를 선발하여 다양한 지역의 문학작품을 선보인다. 이러한 방법으로 소수 언어권에 대한 작품도 중역을 하지 않고 원서에 충실할 수 있으며, 특히 모든 번역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선발하고 심의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번역의 질도 높은 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출간된 『서유기』는 대부분 중역서이며, 내용을 축약하거나 삭제·누락된 부분이 있고, 고전 번역에서 필수인 역주(譯註)가 미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산총서의 『서유기』는(전 10권) 여러 판본 중에서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큰 명나라 오승은의 ‘신각출상관판대자서유기(新刻出像官板大字西遊記)’를 저본으로 삼고, 오늘날의 살아 있는 한국어로 번역해 원전에 가장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전달력 있는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 시간만 꼬박 4년, 200자 원고지 총 1만 6천 장에 달하는 원고, 관련 자료를 구하기 위한 여러 번의 중국 방문, 조연 인물에 대한 서술이 간략한 명대 소설의 취약점을 메우기 위해 인물 묘사가 풍부한 청대 판본 6종을 참고자료로 삼은 역자의 노고와 투철한 정신은 대산총서의 기본 기획 의도를 잘 보여준다.

이 외에도 프랑스인들조차 시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집』의 경우, 국내 최초 완역과 함께 옮긴이의 상세한 주석과 편지글 형식의 상세한 해설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또한 괴테의 『서동 시집』은 한국괴테학회 산하 단체인 괴테 독회 회원 17명이 6년 동안 함께 토론하며 번역하여 괴테의 시세계를 오롯이 되살렸을 뿐만 아니라 괴테가 자신의 시에 담긴 이국적 정서가 당시의 독자들에게 낯설 게 비칠 것을 염려하여 첨부한 글인 「서동 시집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메모와 논고」를 함께 수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대산세계문학총서’ 각 권은 국내에 이미 형성된 ‘세계문학’의 지형도를 바꾸는 그간의 작업을 통해 우리 문학을 살찌우는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각 언어권별로 소장학자 및 전문 번역가들에 의해 충실히 번역된 텍스트를 기본으로, 풍부한 해설 자료와 상세한 작가 연보도 더불어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 그리고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 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하는 모범적인 ‘세계문학전집’의 선례를 남겼다.

이러한 노력은 고전의 충실한 번역·소개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의 욕구를 다소나마 충족시켜주었고, , 일본의 ‘국민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행인』, 중남미 환상문학의 거장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러시아 인형』, 세르비아어에서 직역된 노벨상 수상작가 이보 안드리치의 걸작 『드리나 강의 다리』, 살아 있는 터키의 신화로 불리는 야샤르 케말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러시아의 우화 작가 이반 끄르일로프가 평생에 걸쳐 정리해낸 198편의 우화를 모은 『끄르일로프 우화집』 등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 독자들이 사랑한 대산총서 7종


도서명
작가

서유기(전 10권)
오승은

악의 꽃
보들레르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가르강튀아 / 팡타그뤼엘
프랑수아 라블레

행인
나쓰메 소세키

드리나 강의 다리
이보 안드리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야샤르 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