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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5.07.14|조회 : 10233


201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1. 수혜자
부문 성명 작품명
  강성은    「그 곳은 평화롭겠지」 외 49편
  서윤후    「노력하는 소년」 외 51편
최윤정   「구석들」 외 52편
소설 이은희   「선긋기」 외 6편
정택진   「악아」 외 4편
희곡 윤미현   「우리 면회 좀 할까요?」 외 5편
평론 함돈균   「연옥에서 기도하는 시인들」 외 24편                                              
     아동문학        김현서      동시 「밤송이」 외 49편

2. 심사위원
- 시: 김기택(시인, 경희사이버대 교수), 장석남(시인, 한양여대 교수), 황인숙(시인)
- 소설 : 서하진(소설가,경희대교수), 이승우(소설가,조선대교수), 임철우(소설가,한신대교수)
- 희곡 : 고연옥(극작가), 박상현(극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평론 : 김미현(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유성호(평론가, 한양대 교수)
- 아동문학 :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동화작가, 중앙대 교수), 이안(동시작가)

3. 심사평
 시
2015년 대산창작기금 시 부문의 전체적 응모작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시집 한 권 분량을 제출해야 하는 응모 규정이 자연스러운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금년도에는 전통적인 서정시부터 실험시까지 다양한 성격의 응모작들이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활달한 상상력, 세련된 이미지와 문장을 구사하며, 갈수록 산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은 최근 우리 시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서정시들은 기존의 낯익고 관습적인 기법에서 벗어나 낯설면서도 세련된 이미지와 문장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모더니즘 계열의 실험시들도 시적 인식과 감각의 갱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통을 차단하려던 과격한 태도를 지양하며 새로이 변신하고 있었다. 이는 등단 10년 이내의 젊은 시인들에게서 나타나는 흥미로운 변화로 보여진다. 또한 서정시와 소위 미래파류의 시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양 영역을 넘나들면서 뚜렷했던 경계선이 조금씩 엷어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젊은 목소리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식을 탐색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우리 시단의 활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3명의 심사위원은 208명의 응모자들이 낸 원고 뭉치를 셋으로 나눠 1차 심사를 하였다. 1차 심사를 통해 각각 3명씩 선정하고, 한 자리에 모여 9명의 후보작을 대상으로 최종 지원작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구석들」 외 52편, 「노력하는 소년」 외 51편, 「그 곳은 평화롭겠지」외 49편이 만장일치로 지원 대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이 작품들은 서정적인 울림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낯익은 기법과 관습에서 벗어나 서정시와 모더니즘 시의 경계에서 새로운 발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작품 간의 기복이 크지 않고 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신뢰할 만하다.
「구석들」 외 52편은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어내는 시선에서 그 개성이 표출된다. ‘구석’이라는 하나의 내밀한 소재에서 시작하여 시공간적으로 무한한 이미지로 그 소재를 확장시키면서 이를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들을 이끌어낼 만큼 상상력의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
「노력하는 소년」 외 51편은 산문적이고 서사적이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동시에 서정적인 울림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상의 사소한 경험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반성적인 사유를 이끌어내면서도 읽는 이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그 곳은 평화롭겠지」 외 49편은 대상과 미적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관찰하고 있는데, 절제된 문장 속으로 여백과 침묵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시적 방법이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소외된 내면의 사건들과 자잘한 걱정거리들을 담백한 풍경화로 펼쳐냄으로써 독특한 미학을 구축하는 시작(詩作)은 고단한 현실에서 아름다운 환상을 길어 올리는 김종삼의 시를 보는 듯하다.
창작지원금을 받게 된 세 분께 축하를 드리며, 좋은 시집으로 우리 시단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대산창작기금 지원작으로 선정하고자 했던 응모작들이 몇 편 더 있었지만, 응모작의 일부가 다른 기관에서도 지원받은 사실이 확인되어 어쩔 수 없이 제외하였음을 밝힌다.


소설

심사위원 세 사람에게 배당된 작품은 서른 편정도, 각자 세편을 2차 심사 대상작으로 선정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어렵사리 선정된 세편의 작품들이 우체국 택배 상자에 담겨 과천과 송파와 서래마을을 오가는 사이 스무날 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어쩐지 다른 심사위원에게 더 좋은 작품이 배당되었던 게 아닌가, 아니, 최종심에 선정된 소설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준단 말인가 고민하며 모였던 최종심 날,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를 간추리자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심사위원 1(이하, 1,2,3으로 표기): 여기, 「악아」, 어땠어요?
2: 저도 좋게 읽었어요.
3: 사투리가 매력이긴 하지만........좀 촌스럽지 않아요?
1: 문장이나 구성이 촌스러운 건 아닌 것 같은데.
3: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며) 그렇군요........그렇지만 이야기들이 뭐랄까, 70년대 분위기인 듯 한데........
1: 그게 현실이거든요. 우리 농촌의 어느 부분은 사실 70년대에 머물러 있으니까.
2: 리얼리티가 있는 거지.
1: 이런 작가를 격려해주는 것이 대산창작기금의 본뜻이 아닐까 싶은데요.
  인기 없는 이야기, 그러나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이야기.
  이런 소설, 출판사들이 별로 반기지 않을걸요. 모르긴 해도 여러 번 퇴짜 맞았을 거야. 
3: 하긴 정말 사라져가는 언어로서의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하고 있었어요.
2: 벌써 사라졌죠, 사실. 그러니 더 소중하지 않나.......
해서 첫 번째 선정작은 단숨에 정해졌으나 문제는 두 번째였다.
『내게는 홍시뿐이야』라는 귀여운 제목의 장편과 「선긋기」외 6편, 「얼룩, 주머니, 수염」외 7편,
엄청난 분량의 장편 『두번 사는 사람들』, 『거대한 기계』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2: 『내게는 홍시뿐이야』, 이 소설 나는 재미있던데요.
3: 그렇지요? 위트도 있고, 젊은 세대의 고단함에 짠해지기도 하고요.
1: 좀 아쉬운 점이라면 말 이야기를 상징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건데........
3: 아마 시간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2: 「선긋기」, 이 친구는 모범적인 스토리텔링에 문장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집약된 주제로 일관성도 있고.......
1: 아주 성실한 작가인 것 같아요.
2: 「얼룩, 주머니, 수염」 이 작가도 나쁘지 않았는데요.
3: 필력도 있고, 감동도 있어요. 좀 슬프기도 하고.
1: 작품들이 좀 편차가 있는 게 흠이랄까.......
   그리고 말이죠, 이야기들이 다 비슷하지 않아요? 말하자면 누구나 하는 이야기........
2: 그런 면은 있죠.
3: 『두번 사는 사람들』, 이 작품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나오는데요,
   또 너무 많은 사람이 어이없이 죽고요. 어떻게 이리 길게, 많이 썼을까 존경스러웠어요.
1: 그러니까요, 이야기는 좋은데, 방식을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2: 『거대한 기계』, 여기는 내가 읽은 작품들이 있더라고요, 누군지 알겠어요.
3: 저도 읽은 것 두 편 있던데요, 무슨 수상집에서. 다양한 소재를 섭렵하는 기술이 돋보였어요.
1: 뭐, 나쁘지는 않은데 좀 거칠다는 느낌이 있어요.
2: 정해야 하는데.......어떻게 할까요? 「선긋기」, 『내게는 홍시뿐이야』, 「얼룩, 주머니, 수염」, 이 정도로 압축된 것 같네요.
 
모든 우선순위는 작품성, 그리고 장래성이다, 라고 심사기준에 명시된 사실을 다시금 성실하게 일깨워 주었다.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선긋기」를 선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소설이, 소설을 쓰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선뜻 말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작가들은 쓰고 버리고 다시 쓴다. 슬프고 아름다운 일이다. 내 소설이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기 바란다. 뚜벅뚜벅 천천히 걷는 사람이 멀리, 오래 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더불어 이 지원금이 대상으로 선정된 작가들에게 힘이 되기를 빌며 꾸준히 좋은 일을 하는 대산문화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희곡

올해 희곡부문에는 총 15명의 작가가 지원하였다.
1차 심사를 통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외 1편, 「거울 속의 은하수」 외 1편, 「내가 장롱롱메롱문을  열었을 때」 외  3편, 「하거도」 외 4편, 「멸」 외 4편, 「우리 면회 좀 할까요?」 외  5편 등 총 6명의 작가로 압축되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외 1편은 작위적 설정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과 현실의 문제를 모티브로 했음에도, 더욱 첨예해지는 현실을 담아내기에 문제의식이 단순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거울 속의 은하수」 외 1편은 한일 간의 과거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을 비켜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내가 장롱롱메롱문을  열었을 때」 외  3편은 독특한 질감의 언어로 내면의 세계를 확장시킨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작가의 세계를 공유하게 하는 무대 위의 서사가 보이지 않거나 혹은 너무 깊이 숨겨져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하거도」 외 4편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응시하는 힘은 좋으나, 그것을 담아내는 구체적 상황이 설득력을 갖지 못하면서 자칫 작가의 인식을 강요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멸」 외 4편의 작가는 소시민의 사랑과 실패를 다룬 초기작부터, 역사의 한 장면으로 현재의 의미를 찾는 최근작까지 세련되고 안정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낭만적 감수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가적 통찰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우리 면회 좀 할까요?」 외  5편은 집 한 칸을 얻기 위해 분투하는 집 3부작을 비롯해 한정된 공간 속에서 왜곡되는 인간의 모습을 특유의 도발적인 언어로 포착해 형상화하고 있었다.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 인간의 조건을 의심하는 것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반면 서사보다는 묘사에 치우쳐 작품이 무대언어로 구현되기 힘들다는 점, 작품들이 각각의 고유 개체로 읽히기보다 한 작품으로 보여지는 기시감 혹은 자기 복제의 위험성은 고민되었다.
논의 끝에 「우리 면회 좀 할까요?」 외 5편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한국 연극이 새로이 발견한 또 다른 지형이라는 참신함에서 더 나아가 시대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빚어내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는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평론

이번 2015년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에는 여러 비평가가 응모했다. 그 제도적 위상을 20년 넘게 제고해온 대산창작기금에 어느 때보다 우수한 평론 작품들이 투고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심사위원들은 투고된 작품들을 여러 차례 읽으면서, 응모작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 평단의 최전선에 서 있는 수준 높은 안목과 역량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하였다. 최근 유행 담론을 낮은 수준에서 추수하지 않고 스스로의 작품 섭렵에 대한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오랜 숙고와 토의 끝에 「연옥에서 기도하는 시인들」 외 24편을 수상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수상작은 작품 읽기의 꼼꼼함과 안정된 문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시단의 흐름을 심미성과 사회성의 양축으로 섬세하게 읽어낸 기량이 충분히 인정되었고, 해석과 평가 양면에서 균형 잡힌 태도를 정치하게 보여주었다. 특히나 시인론(論)이 취하기 쉬운 정신 분석적 환원이나 변모 양상의 평면적 나열을 뛰어넘어 작품 안팎에 나타난 시인의 정신적, 시적 굴절의 무늬들을 매우 섬세하게 읽어낸 장점이 인정되었다. 그 굴절들이 단순한 비약이 아니라 시인들의 남다른 성찰의 결실임을 드러낸 것 역시 개별 시인에 대한 애정의 발로였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비평가야말로 자기 자신만의 독자적 안목과 문체로, 문학의 평균적 비속성에 저항해야 하는 직무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과 과제에 민감해야 한다 믿는다. 앞으로도 이러한 비평의 정예성과 저항성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우리 문학의 위의가 지켜질 것이다. 시 비평의 경우, 낱낱 시편들의 전언과 미학을 적출하고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 결여된 좋은 비평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 점에서 시인들의 사유와 감각의 결실인 시의 미세한 장치들을 새로운 언어로 읽어내는 능력에 비평가로서의 일차적 자질이 달려 있고, 시를 보아내는 능력에 비평의 최종 심급이 있다.
최종 수상작에서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두루 읽어낼 수 있었다. 수상작은 심미성과 사회성의 어느 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왔던 비평적 관행을 훌쩍 뛰어넘어, 이 둘을 자신의 비평 언어 속에 통합하고 결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작업은 시단의 현재형에 대한 섬세한 진단과 비판을 통해 충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 방향과 작품 안에 구현된 경험적 이미지를 차근차근 긍정적으로 찾아 의미화해주는 방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취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창작에 비하여 이차 담론의 속성을 가지는 비평은, 존재의 위기를 가장 민감하게 겪을 수밖에 없는 양식이다. 하지만 비평은 문학에 대한 반성적 자의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양식이며, 타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전체성의 차원에서 사유하고 수행할 수 있는 폭 넓은 양식이다. 비평의 심층적 존재론이 읽을 만한 좋은 글로 마침내 구현될 때, 우리 문학은 더욱 성숙한 자기 성찰의 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다. 수상자의 비평적 여정이 이러한 결실을 이루어가기를 마음 깊이 희망해본다.

 
아동문학

세 명의 심사자들이 투고된 원고를 나눠읽은 후에 각각 1~3권씩을 본심에 올렸다. 이렇게 하여 본심에 올라온 동시 5권을 놓고 최종 수혜작을 선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본심에 올라온 동시는 「까닭이 있었지」 외 49편, 「마음이 통한다는 건」 외 64편, 「동물학교, 얼마만큼 좋아?」 외 111편, 「집 밖으로 나오면」 외 51편, 「밤송이」 외 49편 등이었다.
「동물학교, 얼마만큼 좋아?」는 동시집 두 권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다섯 권 가운데 가장 잘 읽혔다. 어린아이의 생생한 말투를 그대로 받아 적은 듯한 일련의 시편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반면 ‘동물학교’ ‘곤충학교’ ‘물고기 학교’ 등의 시편에서는 시인의 개성보다 지나간 유행의 익숙함이 먼저 눈에 띄었다.
「까닭이 있었지」 외 49편의 말법은 안정되어 있으나 그만큼 익숙하기도 하여 새롭게 다가오는 힘이 약했다.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시의 말하기다. 불필요한 설명은 시를 약화시킨다. 관행적 익숙함과 평범함의 틀을 깨는 모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마음이 통한다는 건」 외 64편에는 가까운 일상과 직접경험에서 시적 순간을 포착해 쓴 작품이 많다. 생활 주변에서 시를 찾고 그것을 과장되지 않게, 본 만큼 정직하게 쓰는 것은 분명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시적으로 발화시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훈련을 요구한다. 적은 언어로 좀 더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집 밖으로 나오면」 외 51편은 가볍게,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그런데 익숙하다. 소재와 그것을 다루는 방식, 리듬의 형태도 투고자만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상에 대한 오랜 관찰에서 이끌어낸 언어는 그 자체로 남과 다른 지점을 갖게 된다. 피상적 관찰, 자동화된 발상에 기댄 언어에서 개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좀 더 깊이, 새롭게 보려는 모습이 작품에서 보여지지 않음이 지적되었다.
「집 밖으로 나오면」 외 51편과 경합 끝에 수혜작으로 선정된 「밤송이」외 49편에는 어린이의 생활 가까이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무리 없이 다룬 작품이 많았다.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욕심 부리지 않고 소재에 따라 적절하게 담아낼 줄 아는 것이 장점이었다. 개선할 점 또한 없지 않았다. 적지 않은 작품이 예상되는 범위 안에서 출발하고 마무리된다는 점, 발상과 전개가 우리 동시의 기존 관행을 일탈적으로 갱신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 등은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