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대산문화재단 <인생손님 -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어쓰기> 발간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8.07.11|조회 : 251

 

 

인생손님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어쓰기

 

  스물네 살, 세상 둘도 없이 고운 엄마와 천진한 여섯 살 옥희

모녀의 삶 속으로 어느 날, 죽은 아버지의 친구가 찾아온다

머문 날은 짧았지만, 깊은 추억을 남기고 떠난 사랑손님

이별 후에도 계속된 그들의 삶에서 사랑손님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935조광(朝光)지에 발표된 주요섭(1902~1972)의 단편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방에 하숙을 든 아저씨의 미묘한 연정을 여섯 살 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서술한 서정성 짙은 작품이다. 당시의 보수적인 시대 의식을 반영하듯 소설의 마지막에 아저씨는 기차를 타고 떠나버리고 어머니는 다시 풍금을 굳게 닫아버리며 끝이 난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시선은 어떠할까.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인생손님 -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어쓰기를 교보문고에서 발간하였다. 지난 해 문예교양지 대산문화에 기획특집으로 선보인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어쓰기에 새로운 이어쓰기 두 편을 더해 총 일곱 작품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기존에 필자로 참여한 이동하 박성원 조현 정한아 조해진 다섯 작가와 더불어 신혜진 박규민 소설가가 참여하였으며, 주요섭의 원작과 정홍수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함께 실렸다.

 

여섯 살 옥희가 볼 수 없었던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천진한 여섯 살 옥희가 화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작품이다. 옥희의 두루뭉술하고 믿지 못할이야기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대한 해석은 독자들이 새롭게 이야기를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그리고 여기에 이어쓰기를 위한 힌트가 있다. 예를 들면, 엄마가 옥희를 통해 사랑손님에게 전한 손수건, 옥희가 엄마에게 가져다준 꽃, 중학교를 다니는 작은외삼촌의 연령, 옥희 아버지의 죽음 등이 그렇다.

이어쓰기에 참여한 일곱 명의 작가들 역시 이런 부분을 최대한 활용했다. 옥희 아버지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떻게 죽었는지 등 옥희의 입을 통해서는 독자들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은 이어쓰기의 훌륭한 소재가 되었다. 또 중학생이라고만 표현된 작은외삼촌이 현대의 중학생처럼 10대 초반이었다면 원작 속 모습은 반항기의 발현이었을 것이고, 과거 중학교가 지금의 고등학교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10대 후반이었다면 매형 생전에 이미 철이 들었을 것이기에 누이나 사랑손님을 보는 복잡한 속내가 있었을 것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이어쓰기 프로젝트인 인생손님에서는 이렇게 여백이 많은 원작을 이용해, 옥희가 아닌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을 이용해 이야기를 다시 쓰기 한 작품부터 시기적으로는 사랑손님이 떠난 직후, 또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큰 소용돌이를 겪은 후(이 시점에서 옥희는 열여섯 살을 넘긴 나이로 세상 물정은 웬만큼 알 정도로 성장한다) 이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아갔는지 상상을 더하기도 했다. 또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과거의 등장인물을 현대로 이끌어온 작품도 있다.

 

사랑손님을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옥희 모녀, 그 후의 삶

이어쓰기 작품들을 읽지 않더라도, 사랑손님이 떠나간 뒤 옥희네 모녀의 일상이 이전과는 같을 수 없음을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손님은 잔잔하던 모녀의 삶에 찾아와아마도인생의 전반에 남을 추억이 되었다. 우리 삶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인생 손님이 된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고 또 그 뒷이야기를 궁금해한다. 그런 공통된 경험이 이 책이 탄생한 동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서로 연심을 갖고 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결국 어떤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헤어지는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들이 과거의 인물들이고 과거의 이야기였다면, 이어쓰기한 일곱 작품은 현대의 작가들이 숨결을 불어넣은 생생한 후일담이다. 덕분에 원작의 결말에 공감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당시의 독자들과 달리,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을 현대의 독자들에게 인생손님은 색다른 만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작품 미리보기

풍금 _ 이동하: 아저씨가 떠나고 다섯 해가 지난 1940년에 어머니와 나(박옥희)는 큰외삼촌을 따라 서울로 이사를 하고, 어머니는 티룸 풍금이라는 가게를 연다. 1946년 여름밤에 어머니와 나는 사랑손님 아저씨와 다시 만나게 되고 종종 티룸 풍금에 드나드는 아저씨와 정을 쌓는다. 19506.25전쟁이 터졌을 때 피난기회를 놓친 어머니와 나 그리고 아저씨는 티룸 풍금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나눈다. ‘티룸 풍금에서 갇혀 살았던 시간 동안 비록 불안하고 옹색한 생활이었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고 서술한다. 이후로 긴 시간이 지나 예순 네 살의 나이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결식장에서 아저씨를 보게 된 것이 나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분명 큰 위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기차간 변사사건 관련 진술서 _ 정한아 :소설 속 화자는 옥희의 작은외삼촌이자 어머니의 남동생인 나(천덕구)와 어머니(천명희)이다. 사랑방을 떠나 기차를 타고 가던 아저씨가 죽고 난 뒤 조사를 받게 된 주변인들의 진술이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천덕구의 진술에서는 집안에서 제정신인 사람은 자신뿐 이라고 자신하며, 가족들이 누나를 매형의 친구였던 사랑손님과 맺어주려 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설명한다. 매형도 사랑손님도 삶은 달걀을 먹다 죽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누이는 무서운 여자라고 마무리하는 그의 진술에 묘한 기운이 감돈다. 반면 누이는 동생의 그러한 진술을 소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자신은 숫기 없고 조신한 여성임을 강조한다. 다만 옥희가 가져온 장미꽃이 사랑손님이 주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 마냥 안타깝다.

연애편지 _ 조해진 :소설은 어머니를 떠나보낸 스물 여덟살의 나(박옥희)가 아저씨에게 쓰는 편지글이다. 지난달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간 고향집으로 내려가 있던 나는 풍금 속에서 어머니가 아저씨에게 못다 보낸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를 통해 나는 사랑방 아저씨와 함께 지내던 시절의 애틋한 마음을 떠올리고, 스물 세 살이던 어머니의 마음에 가닿아본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아저씨에게 남긴 편지에는 짧은 그 한 시절이 허망한 나의 생을 호위했고 저를 살게 했다는 것, 그것을 알아주세요라는 평생을 담아온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은이

이동하_1942년생. 소설가. 소설 모래』 『바람의 집』 『저문 골짜기』 『폭력연구』 『삼학도』 『문 앞에서』 『우렁각시는 알까』 『도시의 늪』 『냉혹한 혀』 『장난감 도시』 『매운 눈꽃

박성원_1969년생. 소설가. 소설 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 『나를 훔쳐라』 『우리는 달려간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루

조 현_1969년생. 소설가. 소설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신혜진_1973년생. 소설가. 소설집 퐁퐁 달리아』 『벌레들

정한아_1975년생. 시인. 시집 울프 노트』 『어른스런 입맞춤

조해진_1976년생. 소설가. 소설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박규민_1993년생. 소설가. 15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수상.

 

차례

사랑손님과 어머니 주요섭

 

풍금 이동하

사랑손님과 누님 박성원

봉선화 꽃물 들인 소녀 조현

어른중개사 신혜진

기차간 변사사건 관련 진술서 정한아

연애편지 조해진

인형놀이의 밤 박규민

 

해설영향의 교환, 상상력의 축제 정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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