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문예교양지 《대산문화》 2019년 여름호 발간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9.06.03|조회 : 133

기획특집 :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 이어쓰기

- 강석경 김종광 윤고은 정찬 조경란 최진영 -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통권 72)

 

대산초대석 : 줄리언 반스 - 이다은  “내 소설의 장점은 시간을 모험적으로 다루는 것”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종문 전광용 정완영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 홍정선  문학교과서와 친일문제, 그 해결점을 찾아서

창작의 샘 : , 이수명 황인찬 / 단편소설, 권여선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문예교양지 《대산문화》 2019년 여름호(통권 72)를 발간하였다.

 

- 기획특집 :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 이어쓰기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한국 근대문학 초기에 단편소설 양식을 개척하고 사실주의 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소설가 현진건(1900~1943)의 대표작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의 비애를 그린 작품으로 도시하층민의 운명을 추적하며 그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그로부터 95년이 지난 오늘 강석경 김종광 윤고은 정찬 조경란 최진영 등 여섯 작가가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운수 좋은 날’의 뒷이야기를 그려냈다. 작품은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의 마지막 시점과 가까운 순으로 배치하였다

○ 죽은 아내와 하룻밤 _ 김종광 : 김첨지는 애교는 고사하고 미소 한 번 봬주지 않는 심약한 아내에게 성질날 때가 흔해 구박을 일삼았지만 거짓말 조금 보태서 깊이 사랑하였다. 사고무친으로 온갖 고생 끝에 자가 인력거꾼이 된 김첨지에게 열두어 살 어린 아내는 자수성가의 상징이자 인생의 자부심이었다. 그런 아내가 세상을 떠났으니 대성통곡이라도 하여야 할 것 같은데 큰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죽은 아내의 젖을 빨다 지쳐 조용해진 개똥이라도 살리고자 이웃 보령댁을 찾아 젖동냥을 한다. 아내가 살아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 희망을 품으며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여니 두 사내가 제집처럼 앉아 있다. 의학연구소에서 왔다는 그들은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며 시신을 30원에 사겠다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 그날의 심증 _ 최진영 : 소설 속 화자는 「운수 좋은 날」에서 김첨지가 세를 내며 살고 있는 ‘집주인’이다. 그는 오늘은 꼭 밀린 집세를 받고야 말리라 다짐하고 김첨지를 찾는다. 평소와는 다른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에 방을 들여다보니 김첨지의 아내는 죽은 사람처럼 뻣뻣하게 굳어있고 개똥이도 곧 죽을 것처럼 방구석에 너부러져 있다. 술자리에서 아내가 죽었다며 운 김첨지가 걱정되어 온 치삼도 같은 상황을 마주한다. 둘은 김첨지를 의심하며 그가 아내를 죽인 것이 아닌지 추궁하기 시작한다

○ 치삼과 소년 _ 정찬 : 소설 속 화자는 김첨지의 친구 ‘치삼’이다. 치삼은 아내가 죽은 뒤, 전혀 다른 사람처럼 구는 김첨지를 설명한다. 김첨지는 인력거꾼 조합을 결성하고 동맹파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운행하는 인력거를 부숴 수감되기까지 했다. 바뀐 그의 언동을 보고 있노라면 다른 사람의 혼이 김첨지의 몸에 들어온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이후 불의의 사고를 당해 김첨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아들 개똥이 마저 친척집으로 가게 된다. 그로부터 8년 뒤 치삼은 덩치가 청년처럼 우람하게 자란 개똥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

○ 개똥만 한 사람이 _ 윤고은 : 거의 95년 전의 일이지만, 개똥은 누구보다 더 완벽하게 그날의 일을 증언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버지가 인력거를 끌며 번 약간의 돈으로 좁쌀 한 되와 나무 한 단을 샀고, 어머니는 조밥을 지어먹었다. 너무 급하게 끓여먹어 그로 인해 탈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모름지기 음식이란 단지 속도 때문에 탈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당시 아버지의 절친이었던 치삼 아저씨의 딸, 번영을 만난 뒤 그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번영의 설득에 힘입어 98세 노인이 된 개똥은 당시 좁쌀을 팔았던 주수상회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하게 된다.

○ 운수 좋은 날 _ 강석경 : 주인공 ‘정자’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중년 여성으로 병으로 남편과 사별하였다. 젊을 적 돈을 잘 벌 때만 해도 주변에 밥도 잘 사는 제법 큰 손이었는데, 이젠 며느리가 애교로 주는 ‘차비’로 근근이 살고 있다. 오랜만에 여동생이 점심을 산다고 해 서울나들이를 나온 정자는 사업이 날로 번창하는 여동생에게 의외의 ‘용돈’을 받게 된다. 오늘은 왠지 운수가 좋다고 느끼며 그간 미뤄두었던 병원진료를 받으러 길을 나선다.

○ 휴가 _ 조경란 : 오랜만의 휴가를 받은 ‘이숙’은 아픈 어머니와 함께 솥밥을 지어먹고,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휴가 전날 밤, 불길하게 핸드폰이 울린다. 회사 사정으로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출장을 떠나게 된 ‘이숙’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일하던 도중 확인한 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11통이나 와있다. 무슨 일일까? 이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무사히 가면 되는데 전화는 더 이상 울리지 않고 잠잠하기만 하다.

 

- 대산초대석 「“내 소설의 장점은 시간을 모험적으로 다루는 것” -맨부커상 수상 영국작가 줄리언 반스와의 대화」

17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들이 부상으로 떠난 해외 문학기행에서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줄리언 반스를 만났다. 사전 편집자, 평론가,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삼십 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줄리언 반스 소설가는 스무 권 이상의 작품을 발표하며 유럽 문학에까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본인의 장점을 시간을 모험적으로 다루는 것과 유연한 글쓰기로 꼽으며 “소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독자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작품을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서 결론 내리지 않고 여지를 남기는 글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매체의 변화로 인한 문학의 위기에 대한 질문에는 “문학은 다른 매체가 주지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절대 사장되지 않을 것”이며, “한 사람의 목소리가 마음과 머리에서 우러나와 다른 한 사람에게 전달됨으로써 일대일로 교류하게 하기 때문에 절대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영국의 브렉시트, 한국의 통일 등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종문 · 전광용 · 정완영

탄생 100주년을 맞은 우리 문인들을 재조명하고 그 문학적 업적과 생애를 기리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지난 5월 개최되었다.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문인들을 재조명해 온 문학제는 1919년에 태어난 문인들 가운데 구상, 권오순, 김성한, 김종문, 박홍근, 전광용, 정완영, 정태용 등 9인을 대상작가로 선정하였다.

《대산문화》에서는 이들의 자연인으로서의 생전 모습을 추억하기 위해 자녀로부터 ‘나의 아버지’를 주제로 회고한 글을 받았다. 시인 김종문의 아들 소설가 전광용의 아들 시조시인 정완영의 아들이 각각 기고하였다.

  김종문 시인의 차남으로 현재 건축사무소 대표인 김영한 선생은 아버지가 군대를 갑자기 전역하고 글쓰기에만 몰두하여 가세가 기울게 된 유년시절과 시인이 된 아버지를 원망했던 과거를 회고하였다. 더불어 전역 이후에도 집에 들러 생활비를 보내주는 등 아버지와의 우정을 보여준 원용덕, 백인엽, 장도영 장군 등과의 일화를 소개하였다.

  전광용 소설가의 장남으로 현재 의사인 전호경 선생은 높은 향학열로 예순이 넘어서도 매일 새벽 라디오로 외국어를 공부하고 고향인 함경남도 북청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아버지를 회고하였다.

  정완영 시인의 삼남이자 백수문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정준화 선생은 엄격하게 자식들을 대하셨지만 아버지 마음 속에는 따뜻한 정이 흐르고 있었음을 이해하며, 외로움과 가난, 고독함이 함께한 험난한 삶이었지만 평생을 시조의 길에 매진한 아버지의 삶에 경의를 표하였다.

 

-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문학교과서 친일문제, 그 해결점을 찾아서」

인하대 명예교수인 홍정선 평론가가 친일 혐의가 있는 문인을 일방적으로 교과서에서 배제하여 가르치는 지금의 문학 교육방식을 살핀 칼럼을 실었다. 금년 3월부터 검인정으로 바뀐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는 최남선, 이광수, 임화, 서정주 등 친일파 문인들의 작품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으며,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배경과 지나치게 관련시키면서 작품을 해설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교육 방식은 학생들에게 특정한 방향으로 증오와 편견을 심어주는 교육이며, 우리 근대문학의 정확한 실상을 안갯속에 묻어버리는 교육이라고 설명한다. “문학교육은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어야 하며 “우리 스스로 상처를 보듬어 안는 변화와 용기를 가질 때 오랫동안 지속된 불편한 한일 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특별기고에는 프랑스에서 드크레센조 출판사를 설립하여 한국 문학을 꾸준하게 소개해 온 장 클로드 드크레센조 교수가 「한 권의 책이 작품 세계의 원형이 되기까지」라는 제목의 평론을 기고하였다.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그곳이 어디든』 등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승우 작가의 소설에 대해 “너무 일찍 잃어버린 아버지, 타인으로부터의 거부, 사회의 단면, 추방, 신과의 관계, 덧없는 세상과 영원한 다른 세계” 등 영원불변한 주제가 공통적으로 출현하고 있으며 해당 주제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각의 소설 작품들 속에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외에 ▲내 문학의 공간 김중혁 소설가, ▲나의 데뷔작 백민석 소설가, ▲내 글쓰기의 스승 박민규 소설가의 글을 실었으며, 창작의 샘에는 이수명 황인찬의 시 각 2, 권여선의 단편소설, 이숭원 정혜윤 김태형의 글밭단상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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