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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및 공지사항
제12회 대산문학상 예심 결과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4.09.16|조회 : 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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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 회 대산문학상 예심결과 발표 본심대상작 및 예심평, 예심위원 < 시부문 >
** 예심평 **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어떤 성과가 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늘 순조롭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문학적 업적을 평가하는 작업에 있어서도 선택과 배제를 통한 검증은 언제나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기 마련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별 부담없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일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대개 그렇듯이 목록에서 소수의 대상작을 선별해내는 일은 깊은 고민과 다양한 고려를 요구한다. 심사에 임하는 사람에겐 지난 2년간 출간된 시집 목록이 그저 서너 번 훑고 지나가면 될 평탄한 산책로일 수는 없다. 시집 한 권 한 권이 그것을 쓰고 펴낸 사람에겐 지난 여러 해에 걸친 집중적인 노고와 고투의 최종적 결정판이란 점에 생각이 미치면 어느 하나 허투루 흘려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새삼 절실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 각지의 유·무명 시인들이 펴낸 시집들은 저마다 그 높낮이의 차이는 있겠으나 보는 이의 눈을 가로막고 선 언덕이거나 산봉우리라 할 것이다. 고도가 다른 산과 언덕을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고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강행군 가운데 줄거움을 제공하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잘 몰랐던 시인의 시집에서 돌연 새로운 미지의 풍경과 조우하게 되었을 때, 또는 익숙하게 여겨졌던 어떤 시인이 다른 세계를 향해 큰 도약을 한 흔적을 찾게 되었을 때 그래서 보는 이의 시계(視界)가 일순 흔들리며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득이 수정해야 되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당혹감과 더불어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작은 발견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시의 생존을 증명해주는 신호이자 미래로부터 전해져오는 주파수인 것이다. 제12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최선을 다해 그 신호와 주파수를 분별해내고자 했으며 그 결과 최종적으로 시조집 1종을 포함하여 총 9종의 시집을 골라낼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선택엔 배제가 따르기 마련이고 이 9종의 시집 외에도 우리 시문학의 현 수준을 말해주기에 모자람이 없는 시집은 여럿 존재한다. 그러나 다양한 사항을 고려하며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끝에 9종의 시집을 본심에 올리는데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었다. 이미 기수상자인 대가급 시인들을 제외하고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시인들을 호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시의 건강성을 나타내주는 한 징표라고 생각한다. ** 심사위원 ** 김승희(시인, 서강대 교수), 고형렬(시인), 남진우(시인, 명지대 교수) < 소설부문 >
** 예심평 ** 2004년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예심은 3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1차 예심(2004. 7. 23)은 최근 2년간(2002. 7-2004. 6)에 걸쳐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설(선집이나 재발간집은 제외)들의 목록을 확인하고 그 목록 중심으로 전반적인 소설 경향에 대해 전체적이고도 대표적인 흐름을 짚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심사에서 준수해야할 기준을 마련하고 심사 일정을 조정하였다. 심사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산문학상은 작가상이 아닌 작품상이라는 것, 때문에 문단 내에서의 연공이나 서열보다는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상작을 외국어로 번역해서 외국에 소개한다는 대산문학상의 특성을 고려해 한국문학의 대표성과 한국문학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한다는 기준도 확인하였다. 이런 기준을 토대로 2차 심사에서는 심사위원 4인이 각자 추천할 10편의 작품을 선정해 오기로 결정하였다. 그 후 약 한 달간 심사위원 각자가 소설들을 검토한 후 2차 예심(2004. 8. 25)을 가졌다. 거기서 각 심사위원들이 추천한 10편씩의 소설들 중에서 중복 추천을 받은 10편을 추려내었다. 그리고 단일 추천을 받았지만 계속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거나 예심 기간 동안 출판된 소설들 중에서 다시 추천받은 4편을 추가하여 총 14편의 2차 예심 통과작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3차 예심에서 이 14편을 다시 정독한 후 최종적으로 예심 통과작을 결정하기로 합의하였다. 그 후 이루어진 3차 예심(2004. 9. 3)에서 총 14편에 대해 각각 심도 있는 해석과 평가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예심위원 4인의 만장일치가 이루어진 작품만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하였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총 9편을 선정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경향의 작품이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나 신인급 작가의 첫 작품도 과감하게 선정되었다는 사실에서 드러나듯이 절대적이고도 유일한 기준이 작품성 자체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심사위원 ** 정호웅(평론가, 홍익대 교수), 성석제(소설가), 이혜경(소설가), 김미현(소설가, 이화여대 교수) < 희곡부문 >
** 예심평 ** 심사 대상 작품은 상당히 많았지만 예심 통과작을 선정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우선 세 명의 예심위원 중, 두 사람 이상이 추천한 작품은 적극 고려하고, 한 사람만 추천한 작품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기로 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예심을 통과한 일곱 작품은 예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것이다. 수많은 작품들을 일독한 예심위원들의 일성은 희곡 작가의 층이 너무 얇다는 것이었다. 기수상자들을 제외하고 고려하다보니 주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남았는데, 크게 주목되는 작가들은 열 손가락을 겨우 꼽을 정도였다. 젊은 작가들은 대체로 반짝이는 연극적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으나 그것을 완성도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한계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지난 해에도 예심을 통과했던 작품 중에서 박근형의 <집>과 박상현의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를 다시 본심에 올리기로 했다. 박근형의 경우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매우 독특한 연극성을 지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문학성이 약한 편인데, <집>은 남루한 일상의 언어와 정서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하여 드물게 높은 문학적 성취를 보이고 있다. 박상현의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는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의 문제를 부조리풍의 스타일에 담아내면서 매우 짜임새 있는 극구성이 돋보였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자객열전>은 ‘테러’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과 더불어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을 교직하는 솜씨가 탁월했다. 고연옥의 <웃어라 무덤아>는 한 존재의 죽음에 얽힌 과정을 피드백 시키는 재미있는 극구성과 함께 삶과 죽음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한국적 정서의 구현이 자연스럽게 표출되었다. 선욱현의 <의자는 잘못 없다>는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아집, 고독과 절망을 극대화시켰다. 한태숙의 <서안화차>는 너무도 이질적이고 멀리 떨어진 시공간의 사건들을 한 남자의 삶 속에 융해시켜 나가는 극작술이 뛰어났다. 윤대성의 <사스가족>은 원로 작가의 원숙하고 노련한 희극성이 빼어나게 형상화된 작품이다.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대산문학상의 취지에 맞게 작가의 연령이나 경력은 별로 고려하지 않고 철저하게 우수한 작품을 가리는 데 주력하였다. 연출적 관점에서 공연을 통해 훌륭하게 형상화될 수 있는 작품들도 눈에 띄었으나 문학상의 성격에 부합하는 작품들로 대상을 제한하였음을 밝혀둔다. ** 심사위원 ** 김아라(연출가, 극단 무천 대표), 홍원기(극작가), 김미도(평론가, 서울산업대 교수) < 평론부문 >
** 예심평 ** 제12회 대산문학상 평론 부문 예심은 2004년 7월 23일, 8월 16일, 9월 10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대산문학상 심사 규정에 따라 2002년 7월부터 2004년 6월까지 2년 동안 출간된 평론집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첫 회의에서는 작년도 예심의 예에 따라 여덟 권 가량의 평론집을 본심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목록에 올라 있는 평론집과 누락되었을지 모르는 평론집을 아울러 검토하여 우선 예심자 각자 여덟 권의 평론집을 추천하기로 했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예심자 각자 추천한 여덟 권을 예심자의 지명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취합했다. 그 결과 열다섯 권의 평론집이 선정되었다. 예심자들이 돌아가며 자신이 추천한 평론집에 대해 논평하고 의견을 교환한 다음, 다음 회의에서 각자 여덟 권을 다시 추천하여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세 번째 회의에서는 두 사람 이상의 추천을 받은 평론집 다섯 권을 본심에 올리기로 합의했고 이어 나머지 세 권을 결정하기 위한 토론에 들어갔다. 결국 김동식, 김인환, 성민엽, 신수정, 이숭원, 이희중, 정효구, 황광수 여덟 분의 평론집을 본심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예심을 진행하는 동안 평론집의 성격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예심 대상으로 거명된 평론집 중에는 국문학이나 영문학 분야의 논문집이 포함되어 있었고 개중에는 논문집임에도 평론집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자도 있어서 논란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동시대의 문학에 대한, 동시대의 문학을 위한 발언이 문학평론의 본령이라는 상식은 존중해야 마땅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으며, 문학상의 취지는 국문학연구, 영문학연구 또는 인문학 일반의 업적에 대한 포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래서 한국 및 외국문학에 대한 역사적, 이론적 이해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동시대 한국문학과 무관한 책, 오래 기간에 걸쳐 씌어진 평론을 모아 동시대성이 부족한 책, 동시대 한국문학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듯하나 실제 비평의 시도를 보여주지 못한 책은 본심에 올리지 않았다. 우리가 심사 기준으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대산문학상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격려함과 동시에 그 옥석을 가리는 역할을 변함없이 계속해왔다는 사실이었다. ** 심사위원 ** 김영민(평론가, 연세대 교수), 황종연(평론가, 동국대 교수), 박혜경(평론가) < 번역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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