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및 공지사항

2018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지원대상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8.07.31|조회 : 1620

2018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지원대상자 선정

영역 『디어 랄프 로렌』(손보미 作) 등 17건에 총 2억여원 지원 

 

부문

어권

지원대상자

번역작품

번역

영어

(3건)

정예원

여수(서효인 作)

이창수

디어 랄프 로렌(손보미 作)

리지 뷸러

1인용 식탁(윤고은 作)

불어

(1건)

이화원, 정예영, 이혜경

프랑수와즈 최, 니콜라스 아자르

윤기훈 희곡집(윤기훈 作)

독일어

(3건)

얀 헨릭 디륵스

목신의 어떤 오후(정영문 作)

이정인

디어 랄프 로렌(손보미 作)

김남희, 토어스텐 이스라엘

백의 그림자(황정은 作)

일본어

(2건)

강방화, 손정임 

달의 제단(심윤경 作)

오영아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은희경 作)

중국어

(2건)

장위

디어 랄프 로렌(손보미 作)

엽뢰뢰

유령의 시간(김이정 作)

러시아어

(1건)

리 그리고리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김중혁 作)

이탈리아어

(1건)

스테파노 버지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作)

베트남어

(2건)

쩐 하이 즈엉

유령의 시간(김이정 作)

이춘중, 르엉홍하잉,

웬목마이, 판티와잉

사씨남정기(김만중 作)

페르시아어

(1건)

파터네 누리

디어 랄프 로렌(손보미 作)

연구

영어

(1건)

이재연

매체를 통한 작가 네트워크의 형성, 1919-1927

Social Authorship in Periodicals: Writers,

Texts, Networks in Korea, 1919-1927

*어권별 심사위원

-영어 : 윤혜준(연세대 교수), 스티브 캐프너(서울여대 교수)

-불어 : 유석호(연세대 교수)

-독어 : 김태환(서울대 교수), 프리트헬름 베르툴리스(대구대 교수)

-스페인어 : 김창민(서울대 교수)

-일어 : 이한정(상명대 교수), 사와다 노부에(동덕여대 교수)

-중국어 : 김진공(인하대 교수), 강영매(이화여대 교수)

-러시아어 : 박종소(서울대 교수) -이탈리아어 : 박상진(부산외대 교수)

-베트남어 : 전혜경(한국외대 교수) -페르시아아어 : 곽새라(한국외대 교수)

-몽골어 : 이안나(전 울란바토르대 교수) -인도네시아어 : 고영훈(한국외대 교수)

-국문학 : 서경석(한양대 교수)

 

어권별 심사평

<영어권>

대산문화재단의 2018년도 한국문학 번역, 연구, 출판지원을 받기를 희망하여 신청한 원고 및 연구계획은 번역의 경우 총 21건, 연구는 4건이 들어왔다. 번역의 경우, 심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제출한 원고 샘플이었다. 완성된 원고가 문학적인 영어로서 유려하게 읽히는지, 또한 그러한 가독성을 성취함에 있어 원문에 대한 충실성을 잃지 않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였다. 그 결과 3편의 번역 과제를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번역 원고의 압도적인 다수(총 7건)은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디어 랄프 로렌』을 옮긴 것이었고, 또 다른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여수』를 옮긴 원고도 두 편이 들어왔다. 대략 세 편 정도였으나, 이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원고 한 편을 선택했다. 『여수』의 번역 원고 중에서도 한 편은 영시로 원작을 재구성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여 지원을 추천하였다. 그밖에 이미 출판계약이 되어 있을뿐더러 번역의 수준에 눈에 띠는 『1인용 식탁』 번역도 지원대상으로 추천하였다.

번역 원고가 양적으로 풍성하게 넘쳐났고 이중에서 가장 훌륭한 대상들을 고를 수 있었다는 점은 심사위원들로서는 흡족한 일이었다.

연구 과제의 경우, 영어권 한국학에 실질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으며, 국제 인문학의 어법과 동향을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과제가 있었기에 재단의 지원을 추천하였다.

 

<불어권>

불어권 응모작은 번역 『윤기훈 희곡집 : 종이달, 피아노 포르테 나의 삶, 피아노 포르테 나의 사랑,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연구ㆍ출판 <김동리 단편소설의 창작 원천과 서사구조> 각 한 편씩으로 예년에 비해 지원 신청이 적은 편이었다.

번역 지원 신청 작품인 『윤기훈 희곡집』은 많이 알려진 작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작품의 내용이 시의성이 있으며 번역진의 불어 번역의 완성도가 높고 기존 번역 업적도 충실한데다가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로 정평이 나 있는 프랑스의 Atelier des Cahiers 출판사에서 출판하기로 이미 예정이 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번역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연구ㆍ출판 지원을 신청한 <김동리 단편소설의 창작 원천과 서사구조>는 신청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서 출판하겠다는 것인데, 프랑스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아직 작품 소개도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개별 작가에 대한 전문 연구서를 출판해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지원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독어권>

독일어권에 접수된 6건의 번역에 대한 평을 아래에 적는다.

1: 『목신의 어떤 오후』

번역자의 계획서는 뛰어난 현대 한국문학을 소개하고자 하는 역자의 의지와 더불어 역자가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신뢰를 갖게 하며 샘플 번역문은 이러한 인상을 확인시켜준다. 잘 읽히는 독일어로 옮겨진 번역문은 언어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독일어권 비평가들에게 이 작품의 문학적 우수성을 충분히 전달해줄 것이며 독자들에게는 흔치 않은 문학적 독서 체험을 선사하며 한국 문학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일깨울 것이다.

2: 『백의 그림자』

제출된 번역문은 한국 현대문학의 발전 경향을 표본적으로 흥미롭게 예시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번역자는 그림자와 관련된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을 애매하게 처리하며 다소 약점을 노정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좋은 독일어를 구사하고 있다. 번역 계획서와 그간의 실적에서 드러나는 번역자의 전문성과 수준을 볼 때 위의 약점도 충분히 교정되어 독일어권 독자에게 흥미롭고 의미 있는 번역작품이 출간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3: 『디어 랄프 로렌』

번역자는 오늘의 젊은 한국문학의 경향을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을 선택하였는데, 샘플 번역문은 국지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흥미진진하게 읽히며,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 작품 초반부의 번역이지만, 여기서도 이미 번역자가 전체 작품의 복합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이 드러난다. 지원서에 드러난 대로 역자의 실제 번역 경험이나 실적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자의 잠재력을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번역계획서 역시 번역자가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준다.

4: 『흰』

역자는 이미 많은 번역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바 있으나, 이번 번역은 여러 가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낯선 도시(바르샤바), 낯선 나라(폴란드)를 미지의 도시, 미지의 나라로 번역한 것은 그 한 사례이다. 더욱이 이미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 잡은 한강의 이 작품은 독일에서도 출판계와 독자의 폭넓은 관심을 받을 것이다. 한국문학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번역지원이 이 작품에도 주어져야 할지는 의문이다.

5: 『개와 늑대의 시간』

샘플 번역문은 잘 읽히며, 더 읽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현대 한국문학의 한 경향을 보여주는 김경욱과 그의 소설은 충분히 독일에 새롭게 소개될 만하고 번역의 질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전 지원작이 아직 출판되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역자가 이 책의 독일 출간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가 의심스럽다.

6: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한국 문학에서 황동규 시인의 위치와 중요성은 의심의 여지없이 확고하다. 그러나 샘플 번역문에 제시된 형태로 황동규가 독일 독자에게 소개되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한국어의 원 관념을 놓친 잘못된 단어 선택, 산문화된 설명투의 번역문은 독일의 시 독자에게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시 번역의 부족함을 각주로 보충할 수는 없다.

 

<스페인어권>

이번에 스페인어권 번역지원 신청 작품 수는 2편이었다. 각 작품에 대한 대강의 심사평은 아래와 같다.

1. 『한국이 싫어서』

스페인어 표현은 원어민이 했다는 느낌이 충분히 들 정도로 우수한 편이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많은 오역이 생겼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첫 문단에서 “흐물흐물한 이민가방과 트렁크”를 “mis bolas de tela deformadas y maletas de emigrante”로 번역한 것은 스페인어권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거나 이해가 잘 안될 수 있는 번역이다.

2) 두 번째 문단에서 주인공의 애인 “지명”을 여성으로 생각하고 “ella” “la”로 번역한 것은 심각한 실수이다.

3) 원문 24쪽에 화자가 노래 가사를 섞어서 이야기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잘 이해하지 못해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다.

“이 노래 가사 꼭 유부녀랑 바람피운 남자가 남편한데 비는 내용 같지 않아요? ‘제 자리가 아님을 알며 감히 그녀를 탐함을 용서하시고’, ‘용서하세요, 벌하신다면 저 받을게요’.....”를 “No os parece que la letra de esta canción va de un hombre que pide perdón al marido de su amante por ponerle los cuernos? Sé que estuvo fuera de lugar, 겯해 por su perdón, perdónname, aceptaré tu castigo....

검은 글씨 부분에서 주어와 소유형용사의 사용이 잘못된 것은 텍스트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보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 공동 번역자가 있었더라면 위와 같은 오류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좀 더 노력을 하면 앞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번역자라고 생각된다.

2. 『덕혜옹주』

전반적으로 원작의 상황, 분위기, 맥락을 잘 이해하고 번역하였다. 나아가 원문을 생략한 것은 거의 없었고, 변형한 경우에도 외국어 표현에 적합하도록 하기 위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원문에 아주 충실한 번역을 했으면서도, 외국어 문체도 정확하고 유려한 편이다. 때에 따라서는 고유명사도 보통명사로 바꾸어 번역하면서 원전의 내용을 외국독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국문학 평가에서 번역지원에 적합하지 않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본인이 보기에도 이 작품은 한국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우리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얼마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어권>

2018년도 일어권 번역 지원에는 6편이 접수되었다. 번역자의 능력, 번역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과 기존 실적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달의 제단󰡕과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총 2편을 번역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달의 제단󰡕은 종갓집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한국 문화의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작품이다. 한자어와 고어를 담은 옛 편지가 이야기 안에 놓여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전통문화와 현재적 삶이 교차하는 내용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여기에 도전하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번역문에는 원작의 작품성을 살리려는 고심의 흔적이 나타났다. 일본어로 읽기에 무리가 없이 번역문은 우수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으나 선정을 주저할 만큼의 결점은 아니었다. 고어로 쓰인 서간문을 어떤 문체로 옮기느냐의 문제다. 현재 제출된 원고는 서간을 현대문에 고어 분위기를 가미한 문장으로 옮겼으나 일본어 문체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최적의 선택은 아니다. 번역 계획에서는 서간 부분의 면밀한 분석과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기에 추후 이 점이 보완되리라 본다. 작품성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에서 어떤 등장인물의 어투는 그 인물의 성격에 맞춘 일본어 표현으로 가다듬을 필요도 있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는 지문과 대사가 혼재하며 진행되는 원작의 속도감 있는 문체를 매끄러운 일본어 문체로 옮긴 점이 돋보였다. 번역문의 가독성이 우수하면서도 원작에 대해서는 충실한 번역이다. 번역의 완성도가 높아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두 명의 지원자가 󰡔디어 랄프 로렌󰡕을 번역했다. 흥미롭게도 두 지원자의 번역문은 매우 대조적이었다. 한 쪽은 원문을 고려하지 않지만 일본어로 술술 읽히는 번역이었다. 다른 한 쪽은 번역문에 원문 흔적이 적지 않게 남아 있었다. 즉 의욕적인 의역과 착실한 직역 스타일로 두 번역이 상반되었다. 두 지원자의 번역문이 적절히 배합되면 우수한 번역문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두 지원자가 이러한 각자의 번역 스타일을 개선하면 앞으로 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원작의 경쾌함이 번역문에서 충분히 살아 있지 못하고 원작의 어휘를 번역문으로 옮길 때에 발생하는 간격이 고려되지 않아 부정확한 표현이 더러 보인다. 원작의 문체와 효과를 번역문의 환경에 충분히 되살리지 못했다. 시집 󰡔여수󰡕는 시로 음미할 수 있는 한국의 말과 문체를 일본어로 음미할 수 있는 일본의 말과 문체로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었다. 지원자의 번역 실적은 풍부하나 원문에서 옮겨진 번역문의 시어와 리듬은 불안정했다. 원작의 맛이 번역문에는 살아있지 못했다. 원문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보다 섬세한 일본어 어휘와 표현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어권>

중국어권에는 모두 20명이 지원했다. 심사위원 2인은 각 지원자가 제출한 샘플 원고와 지원서를 엄정하게 심사하고 협의하여, 손보미의 소설 『디어 랄프 로렌』과 김이정의 소설 『유령의 시간』에 대한 번역 신청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디어 랄프 로렌』은 지원자 20명 중 9명이 동일하게 선택한 작품이어서, 그중에 원텍스트(ST)에 대한 분석이 세밀하고 정확하며 용어 선택에서도 고심한 흔적이 가장 많이 보이는 지원자를 선정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이름, 특히 일본인의 이름 표기에서 일반 독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이 부분을 좀 더 고민해보기를 권한다. 『유령의 시간』은 2명이 동일하게 선택한 작품인데 그중 원작의 의도를 좀 더 잘 파악하여 번역한 지원자를 선정했다. 근래 한반도 상황의 역사적 전환과 관련하여 남북한이 겪은 시대적 아픔을 중국 사회에서도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번역의 의미를 평가했다.

선정된 두 지원자 모두 성실하게 고심하여 번역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 다만 문장 단위를 넘어서는 행간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본의 아니게 맥락의 의미를 왜곡한 부분이 드물지만 간혹 발견되었다. 또한 단어 선택에서도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명의 지원자 중에 9명이 동일한 작품을 대상으로 신청하는 등 작품 선택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쉬웠다. 9명 중 선정되지 않은 8명 가운데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지원자가 있었지만 출판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1명밖에 선택할 수 없어 특히 더 안타까웠다. 향후 이 사업에 지원할 의향이 있는 번역자라면 이점을 중요하게 감안할 필요가 있다. 중국어권 번역 지원의 경우는 특히 출판 가능성을 잘 가늠해보기를 권한다.

선정된 두 지원자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위에 언급한 사항들을 다시 한 번 고려하여 좋은 번역 작품을 출간함으로써 중국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

 

<러시아어권>

2건의 번역원고 가운데 김중혁의 소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을 지원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본 번역원고는 소설의 약 20쪽을 러시아어(번역원고 30쪽 가량)로 옮기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본 번역원고는 (1)번역자의 능력, (2)번역(출판) 계획의 완성도, (3)출판 가능성, (4)신청자의 기존 실적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때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제출한 샘플 번역원고를 정밀하게 검토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본 번역원고는 원작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번역하고 있으며, 때로 번역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원작 텍스트의 생략이나 변형 없이 원작을 성실하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아울려 도착어권인 러시아어권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적절한 대응어휘를 선택하고 있고, 또 한국의 역사문화적인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이해가능한 부분에서는 각주를 주어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본 번역원고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원작이 갖는 탐정소설 장르의 특성상 앞 문장과 뒷 문장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도록 번역할 필요가 있는데, 역자는 원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여 문장 사이의 논리적 연결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번역자로서 원문의 우리말 속에 있는 한자어를 이해하기가 꽤 까다로웠을텐데 아무런 문제없이 소화하여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합니다.(예를 들면, 한자어 “수면”(원문 12쪽) 등과 같이 이중적인 뜻을 갖는 우리말을 혼동하지 않고 옮기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번역을 위해 가야할 길이 남이 있습니다. 즉 이 번역 원고에도 오류는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원문 10쪽, “... 그 위 눈높이쯤에 ‘노크! 노크!’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이, 마치 오늘의 명언이라도 되는 것처럼 붙어 있었다”의 문장에서 ‘마치 오늘의 명언이라도’를 “словно он был известной личностью.”로 옮기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또한 번역원고 6쪽의 각주에서, “Перевод выполнен переводчиком(번역은 역자에 의해 이루어졌다.)”이라고 밝히는 것은 어떤 목적인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각주 1의 마지막 문장도 검토 바랍니다.

그리고 그 밖의 심사항목들, 번역(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신청자의 기존 실적 등을 제출한 서류를 중심으로 검토한 결과, 본 번역의 역자는 우리문학을 러시아어로 옮기는 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전문번역가로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작품을 번역하여 러시아의 유명 출판사에 출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감사합니다.

 

<이탈리아어권>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이탈리아어 번역 계획을 검토한 결과 전반적으로 우수하고 성공적인 번역서가 나올 것으로 판단됨. 샘플 번역원고를 통해 가독성 높고 원문을 충실하게 살린 번역이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음. 부분적으로 원문의 세부적인 표현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둔감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지원자의 사업 수행 능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위에 언급한 둔감한 느낌을 주는 부분은 많지 않으며, 앞으로 번역 과정에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함. 번역 계획서에 출판 예정사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번역자의 번역 능력이 매우 우수하고 원작의 문학가치가 뛰어나므로 이탈리아에서 번역서를 출판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임. 결론적으로 본 번역을 적극 추천함.

 

<베트남어권>

『사씨남정기』

1. 번역 문장의 흐름이 원작, 특히 한국 고전 문학작품이 한국 독자에게 주는

감동을 베트남 독자에게도 줄 수 있도록 잘 번역되었음

2. 베트남 독자의 이해의 편의를 위해 원작에 없는 부분도 주석이 필요한 곳은

주석을 보완하여 번역하였음

3. 번역에 있어서 베트남 고전 문학 걸작품에서 묘사된 문체, 문장을 사용하여

베트남 독자로 하여금 작품의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번역되었음

4. 번역자의 한문원전 해독 능력이 반영되어 특히 한문시 원전 번역이 정확하게

번역되었음

5. 고유명사는 알파벳 표기와 베트남어 표기를 병행하여 베트남 독자의 이해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음

『유령의 시간』

1. 번역 문장의 흐름이 원작의 감동을 방해하지 않고 베트남 독자로 하여금

이어지는 내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도록 번역되었음

2. 번역자가 원작을 충분히 이해하고 번역 용어를 선택하여 번역하였고 원작에

충실하게 번역되었음

3. 미세한 부분에서 단어 선택의 재고할 부분은 남기고 있음

 

<페르시아어권>

『디어 랄프 로렌』의 페르시아어 번역은 전체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읽기 편하고 무난하게 번역되었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원문의 의미를 손상시키지 않고, 한국어 표현의 느낌을 살려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심한 번역으로 보인다. 한국어-페르시아어의 일대일 번역이 쉽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어 표현을 대체할 수 있는 페르시아어 표현을 잘 선택하여 번역하였다.

다만, 일부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크게 동음이의어의 번역에 관련한 부분과 주어-동사의 일차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페르시아어에서는 주어-동사의 일치관계가 문장 내에서 정확히 드러나는 반면, 한국어 텍스트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데에서 오는 모호함 때문에 생긴 오류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들은 전체적으로 작품을 번역한 이후 한국어 화자와의 확인 절차를 통해 보완한다면, 번역의 정확성을 기할 수 있고 더 좋은 번역 작품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부차적이지만, 문장부호의 정리 또한 필요하다.

이란 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비해 한국의 문화적인 콘텐츠가 다양하게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페르시아어로 번역된 한국소설의 소개는 한국문화를 알리는 작업의 일환으로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판단한다.

 

<몽골어권>

이번 몽골어권 번역지원 신청 작품은 김주영의 『홍어』와 『김원일의 중단편선』, 그 가운데 「어둠의 혼」이 심사대상으로 올라왔다. 두 작품의 번역에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심사에 임했으나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홍어』의 경우 워낙 토속어가 많고 비유적 문체도 적지 않아 번역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전반적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성을 살린 좋은 번역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문장을 잘못 이해하거나, 어미 표현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어절을 잘못 이해한 경우가 적지 않게 있었다. 어려운 부분에서는 요약 번역이 이루어졌고, 단어에도 오역이 있었으며, 문장이나 단어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충실한 번역이 되지 못한 점이 눈에 띄었다. 번역을 하다보면 부분적으로 오역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본 번역은 전반적으로 오역을 줄이는 시간 또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둠의 혼」의 경우 생략된 부분이 매우 많았고, 내용에 존재하지 않는 문장을 부가한 부분 역시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이루어진 뒤에 가독성을 위해 어느 정도의 윤문이 있을 수는 있어도 내용을 생략하고 의미를 부가하는 것은 번역에 있어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문장을 축약하거나, 부분적인 단어를 변형시켜 번역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문장어미에 대한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기초 단어 오역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충실하지 못한 번역이 나온 것은 기본적으로 번역에 임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원문에 대한 내용 이해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역 모두 작품이해를 위해 좀 더 세심한 노력이 요망되며, 특히 「어둠의 혼」의 경우 번역을 위한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도네시아어권>

한국인이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출간한 시집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분명 흥미 있는 일이다. 인도네시아인들의 입장에서는 외국 시인이 자기 나라와 자신들에 대하여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가 궁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출간된 이 시집을 인도네시아어로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능통한 인도네시아인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할 때 인도네시아어에 능통한 한국인이 초벌번역한 후 인도네시아인이 윤문하는 방식이 그 차선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사업에서 번역자의 번역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이 지원자는 문학번역 경력이 전무하다. 문학번역은 경제 산업 번역이나 기술번역과는 달리 현지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화번역이 되어야 한다. 특히, 상징과 생략이 특징인 시를 번역하는 작업은 이 지원자가 감당하기 버겁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샘플로 제출한 번역원고는 문학적인 표현은 차치하고 출발언어에서 도착언어로의 번역조차 애매한 경우가 여러 군데 보인다. 인도네시아인이 윤문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초벌번역이 제대로 된 후에 필요한 작업이다.

번역 대상 시집에 대한 지원자의 인식도 문제시될 여지가 있다. 지원자는 사업 계획서에 인도네시아 시가 극단적인 서정과 대중의 삶을 반영하지 않는 감정 토로에 그쳤다고 했는데 렌드라(W. S. Rendra)를 비록한 여러 시인들이 대중의 삶을 주제로 펴낸 시집이 문제가 되어 옥고를 치룬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국인이 인도네시아를 주제로 시를 썼다는 것만으로 이 시집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출간되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문학을 현지에 알린다는 차원에서도 한국을 주제로 한 좋은 시가 인도네시아어로 번역·출간되어야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대한 지원이 적합하며, 상응하는 연구 결과물의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국문학>

국문학 분과에서는 제출된 번역 대상 후보 작품들 가운데 어떤 작품이 한국문학으로서 외국어로 번역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분별하는 작업을 하였다. ‘가’와 ‘불가’ 두 범주로 나누어 평가하였지만 ‘불가’의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사례에만 적용하였다. 비슷한 범주의 작품들이 이미 많이 번역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문학의 현신을 전형적으로 반영하는 작품들, 그리고 문학계의 전문적인 평가에 비추어 의미 있는 작품들, 한국문학의 고유한 전통에 닿아있는 작품들 그리고 대산재단의 한국문학 해외보급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번역 ‘가’로 선정하였다.

연구서의 번역·출판 심사의 경우는 연구서가 한국적인 방법론과 연구대상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를 ‘가’로 선정하였고 서구적인 방법론이 강조되는 경우는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이번에 대산재단의 지원을 받은 번역 및 출판 사업이 아무쪼록 계획대로 실현되어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이해와 평판 향상에 이바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