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및 공지사항

2019 한국문학 번역 연구 출판지원 지원 대상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9.08.05|조회 : 1403

 

영역 『Lo-fi』(강성은 作) 등

17건에 총 2억여원 지원



*어권별 심사위원

-영어 : 정은귀(한국외대 교수), 스티븐 캐프너(서울여대 교수)

-불어 : 이수미(이화여대 교수), 카린 드비용(서울여대 교수)

-독어 : 김이섭(명지대 교수), 프리트헬름 베르툴리스(대구대 교수)

-스페인어 : 윤선미(번역가)

-일어 : 이한정(상명대 교수), 이토 사치코(한국외대 교수)

-중국어 : 김진공(서울대 교수), 전성광(인하대 교수)

-러시아어 : 최건영(연세대 교수)

-베트남어 : 하재홍(번역가)

-몽골어 : 유원수(전 서울대 HK부교수)

-우즈베키스탄어 : 오은경(동덕여대 교수)

-국문학 : 이재복(한양대 교수)

*심사평
<영어권>

올해는 번역 및 출판 지원 부문에 31편, 연구 지원 부문에 한 편이 응모하였다. 응모작들 평가시 심사위원들은 번역자의 역량에 70%의 비중을 두었다. 역자의 역량은 번역자의 한국어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 번역 기술의 수준, 문체나 동사 사용에 있어서 미학적으로 만족할 만한 영어 구사 능력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번역가의 번역 및 출판 계획, 출판 가능성, 번역 경력 등의 요소들에 각각 10%가 주어졌다.

그 결과 3편의 소설과 1편의 시 응모작이 번역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 부문에서는 김금희의 『경애의 마음』, 정지돈의 『내가 싸우듯이』, 김보영의 『저 이승의 선지자』가 선정되었는데 모두 원작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보여줌과 함께 원작의 느낌과 스타일을 포착할 수 있는 가독성이 뛰어난 영어로 번역되었다. 김금희 소설의 번역은 몇 가지 작은 문제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선정작으로 꼽힐 자격이 있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김보영 소설의 번역은 몇 가지 사소한 오역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의 많은 특색을 반영하는 창조적이고 시적인 스타일을 생산해냈다.

시 부문에서는 강성은의 『Lo-fi』가 선정되었다. 시 부문의 다른 응모작들과 달리 강성은 시의 번역물은 깔끔하고 읽기 쉽고 시적인 표현들을 만들어냈다.

많은 응모작들에서 볼 수 있듯이(아직까지는 가장 많은), 한국문학 번역은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더 많은 번역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을 제출한 모든 번역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지원자로 선정된 번역가들이 번역을 완료하고 출판까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불어권>

올해 불어권 한국문학 번역 신청은 『한국시인 시선집』,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 강성은 작가의 『Lo-fi』, 한강 작가의 『그대의 차가운 손』 그리고 손보미 작가의 『디어 랄프 로렌』의 다섯 작품이었다.

심사는 원작의 문학적 가치, 번역의 충실도 및 완성도, 불어권 독자들의 문학적 성향 및 현지 출판계의 반응 등을 기준으로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시인 시선집』과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를 선정하였다.

『한국시인 시선집』은 작품의 독창성이 눈에 띄었고, 번역은, 간혹 관사나 전치사의 사용에서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무엇보다 원작의 이미지를 잘 살려주었다고 판단되었다. 특히, Sur le plateau rouge ruisselle le rêve d’un lopin de terre verte (「고원의 숨소리」)나 Ce sublime, dans lequel s’incrustent des instants (「금요일」) 같은 번역들은 단순히 번역의 수준을 넘어 매우 훌륭한 표현이라고 판단된다.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는 원작이 지니는 작품성과 화제성이 뛰어나고 텍스트의 구성도 훌륭하여서, 번역 작품으로의 가치가 높다. 번역에서 원작과는 다른 시제를 선택한 번역자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외한다면, 번역의 충실도와 완벽도도 매우 높다. 또한 간략하고 역동적인 어휘와 표현을 선택하여서 이야기의 흥미를 높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독어권>

『금강(Der Fluss Geum-Gang von SHIN Dongyeop)』 

사실 원문이 상당히 전통적이고 토속적이기 때문에 독일어로 옮기는 데도 한계가 있고, 또한 독일적인 정서에 부합하는 데도 한계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번역된 글들은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Die Stunde des Hundes und Wolfes)』 

이 작품은 독일어권의 독자들이 한국의 현대문학을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번역된 글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매우 유려하다.

 

『나와 마릴린(Marilyn und Ich)』

이 작품은 줄거리가 흥미롭고, 언어 또한 정갈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원문이 그려내고 있는 문학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를 번역문이 온전하게 재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 스피드』

동성애나 소수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우리에게는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그다지 새로운 게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독일어 번역 또한 다소 투박하고 거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Das Berkeleysche Liebeslied)』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원문을 충실하게 재현해내려는 노력이 역설적이게도 독일어권의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경하게 비춰질 수 있다.

 

『하얀 비밀(Weisse Geheimnisse)』

자연을 노래한 이 시들이 약간은 도식적인 틀에 고착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번역된 시들이 원문에 담겨 있는 고유한 정서와 감정을 다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스페인어권>

2019년도 스페인어 번역지원에 4편이 접수되었다. 번역자의 능력,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기존 실적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홀』을 번역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최은미, 『아홉 번째 파도』

작가의 이름을 잘못 표기한 것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꼼꼼하지 못한 번역이다. 맞춤법 및 문법상 오류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곳곳에 직역이 보이고 글쓰기의 기본적인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같은 단어가 계속해 반복되고, 구두점이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으며, 신택스 또한 정리되지 않았다. 더욱더 큰 문제는 번역 오류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로 읽기가 매우 불편하고 스토리 전개를 파악하기가 힘들다.

편혜영, 『홀』

번역이 비교적 매끄럽고 원작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엿보인다. 원문에 매우 충실하여 번역 오류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충실도로 인해 자연스럽지 못한 문장들이 보이기도 한다. 문장 단위보다는 문맥을 중시하면 더 좋은 번역이 나올 것 같다. 지원 심사를 너무 의식해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은 음산한 분위기가 압도적인데 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어휘 선택에 신경을 더 기울이고 문학적 능력을 좀 더 자유롭게 발휘한다면 한 층 더 훌륭한 번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제목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길 권한다.

강성은, 『Lo-fi』

번역 경험이 전무해 보이는 역자가 시 작품을 첫 번째 번역 대상 작품으로 선정한 것이 무리가 된 것 같다. 원문의 생략, 축소, 누락과 변형, 오역, 원작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시 작품의 의의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번역자가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번역물은 문체의 측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문장의 구조가 논리적이지 못한 곳이 자주 보인다. 전반적으로 시간에 쫓겨 충분히 글을 다듬을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와 리듬에 대한 고려 또한 부족해 보인다. 원작이 청소년 소설인 만큼 통통 튀는 문체로 쓰여 있고 유머가 있으며 박동감이 넘치는 상황들이 그려지는 데 반해, 번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밋밋하다. 주인공들의 묘사도 약하고 색깔이 없어 보여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 그 결과로 스토리에 몰입이 안 되고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작품의 제목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놔둔 것도 좋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스럽다. 

<일본어권>

일본어권 번역지원에는 6편이 접수되었다. 이번 지원자의 번역은 대체적으로 우수했다. 번역과 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기존 실적 등을 심사 기준으로 하여 『홍어』와 『위험한 독서』를 번역지원 작품으로 추천했다.

 

『홍어』는 작가 특유의 문체와 향토색 짙은 서정적 묘사가 면면이 이어져 번역이 까다로울 수 있는 작품이다. 번역 어휘가 적절하게 선택되었는지 추후 검토해야 하는 점도 있으나 원작의 세계를 일본어로 음미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원작의 문학성을 성공적으로 재현한 표현력이 돋보였다. 신청자의 번역 실적도 월등했다.

『위험한 독서』는 탁월한 일본어로 원작의 재미를 살렸다. 지원 작품 가운데 가장 무난하게 읽혔다. 원작의 흐름을 살리는 문체는 상당히 안정감을 지니고 있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번역의 완결성도 역시 뛰어났고, 번역 계획이 충실하여 출판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밖의 다른 지원작의 번역도 대부분 손색이 없었다. 다만 번역 문체가 가지런히 다듬어지지 않아 불안정했다. 번역 어휘도 고르지 못했다. 오역의 소지를 안고 있는 부분도 더러 보였다. 번역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고 출판 가능성에 대한 기술이 생략되어 있고 번역 실적이 전무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작품은 번역 수준이 양호하더라도 번역 대상 언어로 출판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국문학 평가가 매우 낮아 번역지원의 의의를 찾기가 어려웠다.

 

연구 출판지원에 접수된 「조선왕조의 문학 김시습의 󰡔금오신화󰡕와 일본」은 연구 작품 주제의 문학성 및 문학적 가치가 훌륭했다. 연구 주제는 일본어권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 계획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고 기존 실적도 뛰어나 지원 대상으로 추천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중국어권>

 대산문화재단 2019년도 한국문학 번역지원사업 중국어권 신청자 심사 결과, 최은미 작가의 『아홉 번째 파도』를 번역하겠다고 신청한 번역자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중국어권 번역지원 사업에는 모두 합해서 15명이 지원했다. 그중 8명의 지원자가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아홉 번째 파도』를 번역 대상으로 선택했다. 그 8명 가운데 1명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다른 작품을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 나머지 7명 중에서는 선정자가 나오지 않았다.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두 사람은, 이번에 지원한 15명의 지원자들이 모두 성실한 자세로 번역에 임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러나 한국어-중국어 일대일 대응 식의 지나친 축자 번역 때문에 번역의 완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점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고 보았다. 번역자가 원작을 정확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한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번역문이 문학작품의 번역으로서 해당 언어권 독자들이 읽기에 충분히 자연스럽고 문학적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흔쾌히 인정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선정자를 포함하여 신청한 모든 지원자에게 해당되는 아쉬운 점이다.

20세기 초반의 작품을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 지원자들은 현재와는 다른 어투나 현재에 잘 사용되지 않는 개념과 표현 방식 등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번역하기 어려운 작품을 과감하게 선택한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그런 난점을 적절하게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해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산문학상 수상작 『아홉 번째 파도』를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 넘는 8명이 신청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출판 가능성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특정 작품에 아무리 뛰어난 지원자들이 몰려도, 한 작품에 대해서 중복 지원을 할 수는 없다. 내년에 이 사업에 지원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 번역자들은 번역 대상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점을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러시아어권>

현대시의 외국어 번역은 결국 역자의 언어창조적 역량에 거의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가령 시조나 한시의 경우 어느 정도 기존의 여러 언어권별 번역물이 있어서 번역 과정에서 나타나는 형식 전환의 문제나 언어 변환에 따르는 고민의 모델을 간접 체험할 수 있지만, 동시대의 작품을 옮기는 작업은 그 언어 재창조의 모든 과정이 새롭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산문 번역과는 달리 시 번역은 큰 도전입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세계문학사에 전례가 없는 근대의 황금시대가 고전이 되고, 현대시의 스펙트럼이 그 이상으로 엄청나서 19세기, 20세기라는 아주 최근의 시대에 세계문학사에 나타난 거의 모든 시 형식의 변주가 펼쳐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이번에 심사대상이 된 번역 샘플들에는 역자의 고민과 한국어 효과에 대한 러시아어 대응물을 찾아내고자 애쓴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이번 심사의 자료들만으로 이 역자의 러시아시에 대한 이해도와 한국어에 대한 감각을 충분하게 검토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얼마나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각 시에서 시도된 시적 울림을 러시아어로 재창조했는가를 관찰해 심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본 심사자도 한시나 시조, 근현대시를 망라해 앤솔로지를 슬라브권 언어로 오래전 번역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번역 이전에 현지 문예지나 한국의 학술대회 발표 등을 통해 시조의 형식에 대한 글을 발표하거나 번역 효과에 대하여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오랜 고뇌의 결론은 현지 시인과의 협업, 즉 공역이었습니다. 핵심은 현지어로 이 번역 작품들이 시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슬라브권 번역사를 보면 해당 원어를 모르더라도 도움을 받아 유명 시인이 번역하는 일은 많습니다. 수년전의 유명 사례로는 노벨상을 받은 체스와프 미워슈가 가령 일어에서 만든 폴란드어 초고를 가지고 하이쿠를 자신의 시언어로 번역한 일이 유명합니다.

 

이번의 심사 대상이 된 작품 『불꽃비단벌레』는 러시아어 구사력이 뛰어난 역자의 단독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어 이해도나 전반적인 언어 변환 능력은 최상급입니다. 원시가 단순번역으로 해결되지 않는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가피 각주도 붙게 됩니다. 번역 작업이 완료되면 현지 출판 과정에서 출중한 편집자를 섭외해서 우리 동시대의 한국시가 러시아의 독자를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우즈베키스탄어권>

한국문학 작품이 다양한 세계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우즈벡어로도 이미 여러 작품이 번역되었다. 초반기에는 한국작품이 우즈벡어로 소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레임에 한국문학 작품의 우즈벡어 번역지원을 심사하는 위원들이 다소 심사기준을 완화한 면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번역의 문제는 원작의 수준을 절상 혹은 절하할 수도 있는 새로운 창작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번역가의 자질은 원작인 한국문학 작품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측면뿐 만 아니라, 원작을 번역하는 해당 언어의 수준도 그에 못 지 않게 작품의 수준을 좌지우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본 지원작은 작품의 내용을 우즈벡어로 전달은 하고 있지만, 문학작품의 수준으로 표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 번역자와 우즈벡 작가와 공동작업을 추천한다. 원작자의 작품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미묘하고 섬세한 표현들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그러한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소설 <채식주의자>는 작가가 “채식주의자”라는 메타포를 살려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캐릭터를 살려내기 위한 대화나 섬세한 인물묘사들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내용전달에만 그치는 번역으로는 원작이 가진 문학적 가치를 살려내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점이 보완되어 완성도 높고, 수준 높은 우즈벡어 번역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몽골어권>    

두 작품 모두 샘플 번역 수준대로 출판되더라도 몽골의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감상하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아주 일부이지만 번역자가 오해를 한 대목, 의역인지 오역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도 있었고 번역의 일관성 면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도 있었다.

예는 아래와 같다.

 

1. 『유령의 시간』

원작 9쪽 ‘대동강변의 대학을’ -> ‘대동강변 대학을’ 이라고 하여 대학의 이름으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음.

 

2. 『김원일 중단편선』

원작 23쪽 ‘젖깨나 주물렀다고’ 를 ‘요즘 자랐답시고 저러는 건지’ 로 번역.

 

그러나 이런 면들은 번역과정, 그리고 감수과정을 거치면서 모두 바로잡힐 수 있는 문제들로 채점표 기준에 의해 『유령의 시간』을 지원작으로 선정하였다.

 

<베트남어권>    
* 아홉번째 파도

장문도 많고, 문법적으로 복잡한 문장도 많은데 큰 오역 없이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잘한 편입니다.

오역은 단어 오역이 가끔 몇 장 건너서 하나씩 눈에 띄고, 문장 오역은 있기는 하나 지극히 미미한 정도입니다.

단어 오역은 크게 세 종류로 나타납니다.

첫째, 순수하게 단어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것으로 ‘시의 심벌’(작품 6쪽)에서 시를 ‘시청’이 아닌 ‘시(詩)’로 번역하거나, ‘겨우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 번역을 아예 생략해버린 것입니다.

둘째, 한국사회의 조직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도립 의료원’(13쪽)을 ‘시립의료원’으로, ‘신문보급소’(24쪽)를 ‘신문발행소’로 착각한 것입니다.

셋째,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형장’(30쪽)을 ‘총살형장’, ‘자식들 알면 자긴 죽어야 된다고’(40쪽)를 ‘자식들 알면 자식들이 자기를 죽일 거라고’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러한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선 원작자와 소통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한국인에게 감수를 의뢰해야 할 것입니다.

문장을 통째로 번역하지 않은 건 한 문장. ‘몇 해를 함께 지낸 사람과 헤어지고 다시 혼자남은 때이기도했다.’(22쪽) 인데, 이건 어려운 문장이 아니라서 지원자가 실수로 빠뜨린 게 분명해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지원자가 지원접수를 할 때 검토를 꼼꼼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원자에게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머리 속에 씹생각만 든 씹새끼들이야’(42쪽)를 ‘머리 속엔 오로지 그 생각밖에 없는 늙은 염소놈들이야’로 문장을 자의적으로 순화한 것입니다. 물론 베트남인들에게 염소가 바람둥이의 상징이긴 하지만, 문장의 느낌이 상당히 순화된 것 역시 분명합니다. 지원자가 ‘문학은 도덕의 경계 저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번역작이 원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번역문학이 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베트남에서 한국문학 번역의 권위자로 자리 잡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 디어랄프로렌

문장을 다루는 솜씨는 좋으나, 번역자로서의 기본자세가 부족합니다.

축약, 생략, 자의적 번역이 두세 쪽에 한 번씩 등장합니다. 이는 원작자와 원문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닐 뿐더러, 한국어-베트남어를 배우는 후학들에게도 결코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는 잘못된 습관입니다.

지원자는 통역과 번역의 차이를 아직 혼동하고 있는 듯합니다. 통역은 현장상황에 맞게 축약이나 확대, 보충 설명이 가능하지만, 번역은 원문을 충실하게 옮기고, 다만 해당국 독자의 어법과 언어문화에 맞게 교정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도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세 번째 문장부터 심사자를 당혹하게 했습니다.

“아이스링크장에서 피겨스케이팅중”(작품 16쪽)을 “피겨스케이팅중”으로 축약번역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역시 우려했던 대로 번역본 곳곳에서 축약을 감행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이 흐트러지거나 무분별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러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쪽에 가까운 사람이었다.’(27쪽)를 ‘나는 결코 퇴폐적인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로,

‘어쩌면 그 시절 나와 내 친구들은 다소 극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학교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52쪽)를 ‘그 시절 우리는 지나치게 둘러싸여서 과보호를 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로 했습니다.

축약을 넘어 생략한 경우도 역시나 많이 눈에 띕니다.

‘그런 후 책상서랍을 위에서부터 차례차례 열어서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30쪽)는 ‘나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책상서랍을 차례차례 열었다.’로 했습니다.

또한 축약번역 못지않게 자의적 번역도 곳곳에서 보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아무 말 하지 않음’도 견디지 못하리라는 건 불 보듯 뻔했다.’(26쪽)은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그들에게 어떤 말이든 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문을 통째로 번역하지 않은 것도 3군데가 있는데, 단순 실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원 전에 자신의 번역문을 재검토하거나 공동번역자의 자문을 전혀 받지 않은 것만큼은 분명하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준비 부족 상태를 심사단계에서 수정하지 않는다면 출간 시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번 지원자에게 바라는 바는 ‘원작자가 문장 하나를 쓰기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헤아려보았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원작자의 영혼을 읽지 않고, 글자만 읽어서는 번역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번 번역작은 꼼꼼한 수정을 거쳐서 다음 기회에 다시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국문학>   

2019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 지원 사업에 접수된 작품은 모두 79편이었다. 그 중 번역이 75건, 출판이 1건, 연구지원이 3건이었다. 지원 상황을 보면 번역에 지원자가 몰려 있고 권역별로는 영어권(31권), 중국어권(15권)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절하게 안배하여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연구‧출판과 번역에 차이가 커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고 후자의 경우에는 권역별로 적절하게 안배하여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적인 안배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중의 하나는 작품에 대한 가치에 대한 평가를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먼저 전제되고 난 후에 적절한 안배와 같은 균형적인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문학 분야에서 이 작품들에 대한 가치 평가가 먼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접수된 79편에 대한 가치 평가를 위해 몇 가지 나름의 기준 혹은 원칙을 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접수된 79편은 한국문학의 범주 내에서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기준이나 원칙이 뚜렷하지 않으면 가려 뽑기가 결코 쉽지 않다. 만일 이 기준이나 원칙대로 선별하지 않는다면 혹자들은 이것을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평가 내지 선별 작업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래서 나름의 평가 기준을 정했는데 어쩌면 다소 범박할 수도 있는 기준이지만 그것의 원칙만을 잘 지키면 어느 정도 가려 뽑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그것은 첫째 예술적으로 혹은 미학적으로 훌륭해야 한다는 것, 둘째 작품에서 다루는 것이 어떤 보편성 내지 보편 타당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 셋째 작품 세계나 그 의미가 인간과 인류 공동체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기준과 원칙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의 경우 개인이나 국내를 넘어 인류와 지구 공동체가 지니는 보편적인 가치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했으며 지금, 여기 더 나아가 미래에 문학이 존재할 가치가 있다면 혹은 문학이 인류사회에 어떤 효용성을 지닌 양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적어도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리라고 본다.

이런 기준에 입각해서 79편의 작품들을 평가했으며, 그 후 번역, 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사업수행 능력, 결과물 활용 가능성, 지원신청금의 적절성 등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것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작품을 선정하였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선정된 작품은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기준과 현실적인 조건을 충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